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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28 된장녀와 불안

된장녀와 불안

Posted 2006. 12. 28. 01:23,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잠깐 생각을 해봤다. 대개는 된장녀를 마구 욕하거나, 반대로 된장녀라는 실체는 없으며 한국 남성들의 마초 성향이 다시 한번 드러난 사건이라고 정리하는 분위기 같은데.

'된장녀의 하루'에서 언급된 "스타벅스"와 "명품"에 주목해보자. 된장녀를 욕하는 요지는 그런 것 아닌가. "자기가 뉴요커인줄 착각하고 있다". 즉 '허영과 방종의 소비'라는 것인데, 이는 남성들도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이다. 흔히 스포츠에 열광하고 게임에 몰입하는 것은 '건전하고 사치스럽지 않은' 취미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스포츠나 게임 산업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 것이 현실에서 우리는 알게모르게 엄청난 소비를 하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의 그 많은 비용이 다 누구 주머니에서 나왔을지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명품을 한두개 걸치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브런치를 즐긴다고 해서 뉴요커가 될 수 없는 것처럼, 프리미어리그나 프로e스포츠에 열광한다고 해서 그가 수천억대 연봉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각종 미디어와 제도에 의해 '허영'의 소비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같은 굴레가 씌워진 것일 뿐.

결국 같은데 왜 이런 일들이 발생했는가? 혹자는 신분상승이 더 어려워진 후기 자본주의사회에서의 남성들의 상실감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이것은 여성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결국은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을 전보다는 더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에 대한 남성들의 불안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된장녀를 욕하는 사람들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막연한 불안감에 의해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 우리는 '불안'을 파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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