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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28 화려한 대학 캠퍼스 사진의 이면

화려한 대학 캠퍼스 사진의 이면

Posted 2006. 12. 28. 01:06,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사실 나도 학교 풍경사진을 '꽤 긍정적인 관점에서' 찍어서 많이 올리고는 있지만, 여기에는 많은 함정이 있다.

내가 찍은 '아름다운 학교'의 모습들은 내 자의적 판단에 의해 취사선택된 기억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따라서 이것이 그 당시 학교의 모습을 전부 나타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봄의 학교에는 나처럼 아름다운 배경을 찾아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도 있으나, 도서관이나 고시실에서 시험을 좇아 햇빛도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백양로에서 교통정리를 하시는 분들, 건물 청소를 하시는 분들, 학교 식당에서 음식을 담당하시는 분들 등 내가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은 이 학교 학생인 선후배동기들과 교수뿐만이 아니다. 흔히 강사라고 부르는 비정규직교수들과 주로 용역 회사에 고용되어 일하는 노동자 등 우리는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학교가 돌아갈 수 있는 것임을 쉽게 인지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저 학교 사진을 보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로 뒤에 총학생회가 본관점거를 하며 교육투쟁을 하고 있고, 학교 곳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쉴 시간도 없이 최저임금수준의 보수로 헐떡인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야 양쪽 측면이 모두 쉽게 떠오르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저 이면에 숨겨진 일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결국 내 선택으로 인해 내 기억에는 편향이 일어날 것이다.

조금만 현상의 이면을 보려 노력해보자. 인간은 본래 미를 추구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세계에는 그렇게도 아름다운것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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